수백억짜리 바이올린들 '서울 나들이'

입력 2023-11-22 19:27   수정 2023-11-23 00:55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노래를 부르고, 과르니에리는 말을 한다.”

러시아 출신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남긴 말이다. 이탈리아 악기 명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만든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주세페 과르니에리(1698~1744)가 제작한 ‘과르니에리 델 제수’(사진)는 바이올린계의 ‘양대 명기(名器)’로 꼽힌다.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부터 아이작 스턴, 야샤 하이페츠, 정경화까지 소위 ‘거장’ 중에 이들 악기를 들지 않은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원한다고 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바이올린이 많지 않아서다. 40대에 요절한 과르니에리가 제작한 바이올린은 150여 대뿐이다. 스트라디바리는 바이올린 첼로 하프 등 모두 1100여 대를 만들었지만, 지금 남아 있는 건 600여 대가 전부다. 그마저도 수집가들이 개인 소장하는 경우가 많아 대중이 볼 기회는 거의 없다.

1980년 문을 연 일본 현악기 전문점 닛폰 바이올린이 오는 25~27일 서울 양재동 SCC 선 아트홀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니에리 델 제수’를 전시한다는 소식에 국내 클래식 음악계가 흥분한 이유다. 이번 전시회에는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웃도는 173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레드 다이아몬드’가 나온다.

함께 들어오는 과르니에리 델 제수의 제작 연도와 이름은 전시 당일 현장에서 공개한다. 과르니에리가 스트라디바리우스보다 희소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가치는 레드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여성적이면서도 섬세한 음색이, 과르니에리는 남성적이면서도 풍부한 울림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선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 야누아리우스 갈리아노의 1778년산 바이올린과 이탈리아 토리노 지역 주세페 로카의 1839년산 바이올린, 그의 아들 엔리코 로카의 1904년산·1912년산 바이올린 등도 함께 전시된다. 사전 예약한 사람만 관람할 수 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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